개각 윤곽…한광옥·임동원 '투톱' 유임 가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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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광옥(韓光玉)청와대 비서실장과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이라는 국정관리의 투톱체제가 계속될 전망이다. 다음주 초로 예고된 개각에서 이들의 위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31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대폭적인 개각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투톱체제를 축으로 국정의 안정을 확보할 생각인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 적임자론=韓실장의 경우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한 힘든 정국 운영에 韓실장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게 金대통령의 판단" 이라는 것.

그동안 韓실장은 상황이 꼬일 때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를 찾아다니며 정국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더구나 후반기 남북관계에 집중하려는 金대통령에게는 나머지 국정분야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주는데 그동안 노동분쟁.의약분업 해결에서 보인 韓실장의 활약을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韓실장의 새 역할론이 잠시 나돌면서 후임으로 거론됐던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은 이동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林원장은 평양의 남북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金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졌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다만 정보 최고책임자에게 필요한 '익명성' 때문에 林원장은 대통령특보나 통일부장관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급류를 탄 남북관계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국정원의 노하우.인력이 경쟁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려 유임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이같은 金대통령의 판단은 국정원 내 북한담당 차장(3차장.김보현)직을 신설하는 것으로 이미 가시화됐다는 것이다.

외교.통일 라인은 林원장을 중심으로 재정비될 전망이다. 황원탁(黃源卓)외교안보수석 자리엔 외교전문가를 기용할 가능성이 얘기되고 있다.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의 유임여부도 관심이다.

◇ 이헌재(李憲宰) 장관 퇴진 분위기=이헌재 재경부장관의 후퇴는 점차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경제부총리로 격상할 그 자리에 김종인(金鍾仁)전 보사부장관과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이 강력히 거론된다. 金대통령은 金전장관의 경제관이 자신의 것과 닮았다며 높이 평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陳장관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보고서도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관료들을 확실히 장악하기 위해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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