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식의 자세가 건강이다] 잔디 위에 발 뻗고 앉으면 S라인 무너지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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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의 풀밭에 다리를 뻗고 앉아 있는 남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로맨틱하다. 하지만 허리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허리에 가장 좋은 자세는 S자 곡선을 유지하면서 8~10도 가볍게 뒤로 기운 상태다. 이 자세에선 허리의 곡선이 안정돼 모든 척추뼈가 충격을 분산·흡수하므로 특정 척추뼈에 과다한 힘을 주지 않는다.

다리를 뻗고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앞으로 나오면서 배불뚝이 자세가 되기 쉽다. 허리의 S자 곡선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 상태에선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하중이 제대로 분산되지 않아 하부 요추에 하중이 증가한다. 또 척추 후방에 있는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주변 인대가 긴장해 허리 통증이 발생한다. 그 압박은 골반 부위까지 이어져 엉덩이까지 아프다. 엉덩이 근육의 압박은 엉덩이 부분에서 허벅지까지 통증을 유발해 ‘좌골점액낭염’을 발생시킨다.

좌골은 앉을 때 바닥에 닿는 엉덩이 근육 안에 있는 뼈다. 다리를 쭉 뻗은 자세에선 골반 쪽으로 상체의 무게가 집중돼 지속적으로 좌골부위가 자극을 받는다. 좌골 부위에 무균성 염증이 생기는 ‘좌골점액낭염’이 생긴다. 바닥에만 앉으면 엉덩이가 아픈 사람은 이 질환을 의심해 보자.

척추 건강의 첫 번째 수칙은 바른 자세로 앉는 것이다. 다리를 뻗고 앉거나 등받이 없는 의자, 또는 의자에 등만 기대고 허리가 뜬 상태로 컴퓨터를 하는 자세는 모두 척추 건강을 해치는 자세다. 무릎을 세우고 누운 상태에서 허리를 천천히 들었다 내리는 운동은 골반 주위 근육까지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다리를 뻗고 앉기 자세는 복근을 약화시키므로 복근운동도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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