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신고 북 동생 생존확인" 첫 호적정정 신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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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북에 두고 온 가족의 생존을 확인한 이산가족이 호적정정 신청을 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사는 金재환(70)씨는 30년 전 이미 죽은 것으로 보고 사망신고를 했던 동생 재호(65)씨가 살아 있는 만큼 동생의 호적을 살려달라는 호적정정신청을 27일 서울가정법원에 냈다.

金씨는 북측이 지난 16일 보내온 '이산가족 상봉 희망대상자 명단' 을 통해 동생 재호씨가 북에 살고 있음을 확인했다.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호적정정 신청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산가족 상봉이 계속되면서 비슷한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金씨는 "원래는 4남매였는데 나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소식이 끊겨 1970년 모두 사망 신고를 했다" 며 "생존을 확인한 재호의 호적부터 고치기로 했다" 고 말했다.

그는 "6.25 발발 직후 서울이 함락되던 날 학교에 갔던 형과 두 동생이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며 "그 후 부모님이 전국을 누비며 찾아다녔지만 재호를 포함한 형제자매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고 소개했다.

호적정정을 신청하려면 본적지 관할 법원에 주민등록등본.호적등본.인우보증서와 함께 대한적십자사에서 발행하는 생존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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