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새해 첫날 자폭 테러로 47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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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파키스탄의 새해 첫날이 피로 얼룩졌다.

AFP통신 등 외신은 1일 “파키스탄 북서변경주 라키 마르와트의 배구 경기장에서 대형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47명이 숨지고 50명이 크게 다쳤다”고 보도했다.

라키 마르와트는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과 인접해 탈레반 무장 세력이 활개치는 위험 지역이다.

파키스탄 경찰국 하비불라 칸은 로이터 통신과 통화에서 “테러범이 폭탄을 실은 차량을 몰고 경기장 외벽으로 돌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폭발의 충격은 인근 가옥 여러 채의 지붕이 무너져 내릴 만큼 강력했다”고 말했다.

폭발 당시 경기장은 배구 경기를 관람하던 관객들로 크게 붐볐다. 경기장 주변에도 미처 입장하지 못한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외벽 잔해에 아이들이 깔려 있어 비명과 신음으로 현장 주변이 아비규환 상태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폭탄 테러를 지역 내 반정부 탈레반 세력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경찰 관리의 말을 인용, “이 지역은 반(反)탈레반 민병대의 주무대”라며 “주민들이 민병대를 조직해 탈레반을 몰아냈다”고 말했다.

따라서 민간인 밀집 장소에 대한 이번 테러는 지역 민병대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군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3만 명의 병력을 북서변경주에 투입해 파키스탄 탈레반운동(TTP) 세력을 소탕하고 있다. 탈레반 측도 파키스탄 전역에서 정부군·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보복 테러를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민간인 희생자만 500여 명에 이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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