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수리작업 도와준 인근선박에 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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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나는 현재 한국과 중국간 해저광케이블 고장복구를 위해 서해 163-6해역구에서 작업 중인 한국통신의 수리선박 '세계로호' 의 선원이다.

지난 22일 오후 케이블 인양작업을 벌이던 도중 인근에서 유실된 그물이 케이블과 선박에 감겨 복구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하지만 당시 서해안에는 오전 6시부터 폭풍주의보가 발효돼 대부분의 선박들이 항구로 피해 있어 기상조건이 호전되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마침 조업 후 피항 중이던 몇척의 선박들이 레이더에 포착돼 도움을 요청했으나 소식이 없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중 인천선박 소속 '99해인호' (선장 김종인)가 오후 9시쯤 접근해 왔다.

99해인호는 '강한 바람과 조류속에서도 '네시간 동안 사투를 벌여 새벽 1시쯤 유실 어망을 완전히 제거했다.

金선장에게 무전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렸더니 "바다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 고 겸손해하며 수평선 너머로 떠나갔다.

만약 이 배의 도움이 없었다면 폭풍주의보가 해제될 때까지 회선복구 작업이 지연돼 대외신뢰도가 상당히 추락했을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바다사나이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세계로호 선상에서 글을 보낸다.

배진호.부산해저통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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