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원여상 '조리학교' 전환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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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 사상구 삼락동 동원여상은 내년부터 예비 조리사를 뽑아 전문 인력으로 양성한다.

그러기 위해 내년 3월 1일로 '상업' 간판을 내리고 부산조리고교라는 교명을 쓰기로 했다. 상고로는 학교의 존립 자체가 어렵자 변신한다.

이 학교 장기표(張琪杓.41)행정실장은 "호텔.일식당.한식당 등에서 바로 근무할 수 있는 조리인력을 길러 내기 위해 조리학교로 전환한다" 며 "국내 외식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 고 말했다.

이 학교는 졸업 때까지 한식.일식.중식.양식.제과.제빵 분야에서 2개 이상의 자격증을 따도록 한다는 것이 목표다.

부산지역 실업 고교들이 변신을 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벌써 변신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동구 초량3동 한국공업고등기술학교는 내년 3월 부산국제영화고교로 전환한다. 영상산업 인력을 양성하는 학교로 특화한다.

부산이 영화도시로 성장하고 있어 잘 다듬어진 전문인력을 키우면 진로가 밝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 1일 문을 연 부산미용고(옛 동평여상)는 출발이 아주 성공적이다.

미용과 9학급 모집(4백5명)에 무려 8백23명이 지원했다. 1학기 중에 전학 오려고 신청한 다른 실업계 고교 학생이 40여 명에 이른다.

동평여상 간판을 달고 있을 때는 정원도 못 채웠다.

지난 3월 1일 개교한 강서구 봉림동 부산산업과학고는 국내에서 하나밖에 없는 신발전문 고등학교이다. 한국 신발산업의 메카인 부산의 전통을 이어갈 인재를 키우고 있다.

내년 3월 첫 졸업생을 내는 부산디자인고에는 요즘 전국에서 학생들을 보내달라는 취업의뢰가 쇄도하고 있다.

이 학교 천득기(千得基.56)실과운영부장은 "도자기.인쇄.인테리어 등 전국의 30여 개 회사에서 1백60여 명을 보내 달라는 요청이 왔고 10명은 이미 기업체에 나가 있다" 며 "공예고에서 디자인고로 바뀐 뒤 외부의 인식이 아주 좋아졌다" 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역 실업계 고교들이 바꾸는 교명 중 비슷한 이름이 많아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정순택 부산시교육감은 "실업교육은 다양성과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 며 "학생들이 적성에 따라 다양한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학교마다 특징이 있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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