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한 "미사일 개발 포기 용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모스크바.평양〓외신종합] 북한이 조건부로 미사일 개발을 단념할 의사가 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19일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미사일의 자주적 개발을 단념할 용의가 있다" 고 밝혔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金위원장은 이날 백화원 영빈관에서 푸틴 대통령과 약 2시간 동안 단독 정상회담을 하면서 "미사일 개발은 완전히 평화적인 것" 이라며 "평화적 우주 연구를 위해 (외국이)로켓을 제공한다면 외국의 미사일 기술만을 이용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외의 외국도 북한이 평화로운 우주 개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로켓 추진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고 말했다.

이날 단독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이 가까운 이웃" 이라고 지적하고 金위원장에게 편안한 시기에 러시아를 방문하도록 초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金위원장에게 이날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가 지난 2월 체결한 북.러 우호.선린.협력조약(신조약)을 비준했다고 전하고 "이번 회담의 결과로 조약을 현실화하는 내용을 풍부하게 마련해 양국관계 강화에 기여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소련 붕괴 후 처음으로 열렸다.

이날 金위원장은 평양 순안공항에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대동하고 직접 나와 푸틴 대통령을 영접했다.

'러시아 ORT-TV 등에 따르면 수천명의 평양 시민이 꽃을 들고 연도로 몰려나와 "환영, 푸틴" "우호관계여 영원하라" 는 구호를 연호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김일성(金日成)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에 들러 헌화했다.

양 정상은 이날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양측 대표단이 동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을 마친 후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 구축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포함, 모두 11개항에 이르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20일 오전 소련군의 북한 진주를 기념하는 해방탑에 헌화하고 러시아의 블라고베시첸스크로 가 지역 지도자들과 회담한 뒤 주요 8개국(G8)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떠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