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비싸졌어요] 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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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수박이 많이 비싸졌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도매시세는 8㎏ 상품(上品) 한 통 기준으로 8천~9천원. 지난해 이맘때 4천~6천원에 거래되던 것에 비하면 50% 이상 올랐다.

한화마트 등 할인점이나 슈퍼마켓에서는 같은 수박을 1만원 안팎에 살 수 있다.

올해 수박값이 크게 오른 이유는 공급 물량이 줄어든 데다 소비는 오히려 늘었기 때문. 최근 가락동시장에 반입되는 수박은 하루 평균 6백t 내외. 1년 전의 하루 평균 1천t 가량에 비해 40% 가량 줄었다.

지난해 4.5월께 수박시세가 좋았던 탓에 올해는 수박생산 농가에서 6.7월에 나올 물량을 4.5월에 앞당겨 출하해 여름 물량이 부족해진 것.

무더위도 한 몫 했다. 마른 장마 속 30도가 넘는 기온이 계속되면서 수박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년 같으면 초복 앞 뒤로 장마가 계속되면서 수박 수요가 줄고 복숭아.자두.포도 등 다른 과일의 수요가 늘어났었다.

당도(糖度)가 높고 크기가 고른 고품질의 수박이 많아진 것도 원인. 단 맛이 뛰어나 가격이 비싼 충북음성의 맹동 수박이 많이 생산.반입되면서 가뜩이나 오른 수박시세를 더욱 부채질했다.

한화유통 청과바이어 이준재 과장은 "8월에 들어서면 복숭아.포도 등 여름 과일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고 수박도 생산이 늘면서 가격이 내릴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출하 시기를 놓치거나 유통과정에서 너무 많이 익어 버리는 '피수박' 과 속이 비어있는 '박수박' 등 상품성이 없는 것이 많아진다.

두드려 봤을 때 맑은 소리가 나지 않고 둔탁한 소리가 나면 의심을 해봐야 한다. 수박의 줄무늬가 선명하고 아래쪽 꽃이 떨어진 부분이 너무 벌어지거나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 맛있는 수박이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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