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무료 입학설명회 여는 하버드 의대생 권혁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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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조기유학으로 미국 대학 곳곳에 퍼져있는 한국 유학생들이 의학계에서도 세계적인 리더 그룹으로 클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29일 오후 한양대에서 미국 의·치대 입학설명회를 무료로 개최하는 하버드 의대 2학년 권혁재(25·사진)씨는 설명회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권씨는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생물학 전공으로 프리 메드(Pre Med: 의대 예비과정)를 마치고 하버드 의대에 입학했다. 그러자 그에게 합격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대부분 조기유학으로 미국 대학에 진학한 후배들이었다. 권씨는 이들의 준비과정을 지도해주다가 겨울방학을 이용해 무료 설명회를 기획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의·치대는 외국인에게 문턱이 높다. 미국 의대 입시를 관리하는 AAMC(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에 따르면 2009학년도 기준으로 미국 의대 131곳의 외국인 지원자 대비 합격률은 15% 정도다.

권씨는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다. 그러나 그는 “외국인도 의사로서 일할 수 있는 수준의 영어 실력과 열정을 인정받으면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권씨가 이번 설명회에 한국인으로서 미국 명문 의대 중 하나인 뉴욕 마운틴 사이나이 의대에 합격한 심지은(22)씨를 게스트로 초청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권씨는 미국 의·치대 입학 성공 조건으로 “의사가 되기 위해 얼마나 꾸준히 준비해왔는지를 인정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부 성적은 물론 연구·리더십·클럽·봉사 등 학업외 활동 경력으로 이를 입증해야 한다.

권씨도 학부 때부터 줄기세포와 마취약물의 전달과정을 연구하고 MIT 응급구조대에서 3교대로 봉사활동을 했다.

권씨는 “요즘 미 의대 진학을 목표로 잡은 학생들 중 한국의 학원에서 연구·봉사활동 등 경력을 관리해주는 패키지 프로그램에 기대는 경우가 많더라”며 “그런 수동적이고 개성 없는 경력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29일 설명회엔 200여 명의 유학생과 국내 고교생이 참가 신청을 했다. 권씨는 이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모아 희귀병인 미토콘드리아병을 앓는 김수진(13)양에게 성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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