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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부’ 돌아오고 BICIs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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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현대경제연구원은 27일 ‘2010 글로벌 10대 트렌드’ 보고서에서 내년에 가장 두드러질 경향으로 ‘효율적인 정부로의 복귀’를 선정했다. 이 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서 그동안 경제위기 상황에서 무시됐던 재정 건전성 문제를 적극 해결하는 효율적인 정부의 필요성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올해 -1.1%에서 2010년 3.1%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국가는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한 공적자금 지원, 내수 활성화를 위한 경기부양책 등으로 재정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세계 전체 공공부문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60.2%에서 올해 68.1%로 급등했다. 2010년에도 71.7%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내년에는 주요 선진국이 ‘거대 정부’ 기조를 버리고 효율적인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들은 지출 축소와 감세정책 중단으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출구전략을 위해 ‘G20’ 같은 국제공조가 강화되고 새로운 경제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연구원 측은 전망했다. 특히 각국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해 썼던 비전통적인 정책(은행 부채 보증, 자동차·가전제품 구입 보조금 등)부터 철회하고 재정·금융정책 순서로 축소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강국의 대두도 내년의 새로운 흐름이다. 중국이 세계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외교 부문에서도 영향력을 증대시키며 ‘새로운 중국’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인구 1억 명 이상 국가 가운데 인도네시아(I)가 견실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기존의 ‘BRICs’에서 러시아(R)를 대체하며 ‘BICIs’가 신흥강국으로 대두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세계의 변방에 머물러 있던 아프리카 지역이 급성장을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계기로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와 원조를 늘리고 자원 확보를 위한 경제협력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마다가스카르 모델’로 대표되는 소규모 국지적 자원분쟁이 급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마다가스카르 모델이란 대우로지스틱스가 식량 재배를 위해 현지 정부로부터 섬의 경작지 절반을 무상으로 임대했다가 문제가 생긴 사례를 말한다. 식량난을 우려한 반대세력이 폭동을 일으켜 마다가스카르 정부를 전복시킨 뒤 대우로지스틱스와의 계약을 무효화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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