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전주 서곡지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전주시가 새 도심으로 개발하려는 서부신시가지 부근에 있는 서곡택지지구의 중학교 설립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교육청.한국토지공사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최근 전주시 교육청은 2002년 3월 개교한다고 약속했던 서곡중의 건립을 백지화하고 한국토지공사에 부지매입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토지공사는 학교 부지를 일반인들에게 분양하기 위해 전주시에 용도변경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입주민들은 원래의 계획대로 중학교를 세우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 서곡지구 및 중학교〓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서곡지구는 총 17만평으로, 토지공사가 1994년부터 개발해 지난해 마무리했다. 현대.엘지.주공아파트 등에 4천여가구 1만5천여명이 살고 있다. 단독주택.상가 등 2천여가구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토지공사는 택지개발 때 전주시 교육청의 요청에 따라 초.중학교 부지를 배치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서곡초등학교만 올해 문 열었을 뿐 중학교는 설립을 미루다 계획 자체를 백지화했다. 제1근린공원 옆 중학교 부지 3천여평이 공터로 남아 있다.

◇ 교육청 입장〓전주시 교육청은 시내를 4개 학군으로 나눴고 학군별 학생 수용 계획에 따라 시설을 확충하는데 서곡중을 신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서곡지구가 속한 2학군 안에 중학교가 8개나 있어 현재시설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서곡지구와 가까운 곳에 내년 말께 기전여중.고교가 완공되기 때문에 중학교 추가 건립은 낭비라는 얘기다. 시 교육청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재정 형편을 든다.

학교 1개를 신축하려면 땅값.공사비 등으로 1백30억원 이상이 들어가기 때문에 기존 학교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주민들 주장〓서곡지구 주민들은 "지구 안에 학교가 들어서는 점 등을 고려해 입주했다" 며 "계획대로 중학교를 세워줘야 한다" 고 말하고 있다.

탄원서를 교육부.전주시 등에 냈고, 중학교 설립을 위한 연대서명운동도 펴고 있다. 토지공사에 대해서도 중학교 설립을 책임져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학교 부지를 다른 용도로 매각하면 택지분양 당시의 홍보물 등을 근거 삼아 사기분양으로 고발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

전주시의회 이진완(李鎭完.53.효자4동)의원은 "결과적으로 교육청과 토지공사가 주민들을 속인 것밖에 되지 않느냐" 고 비난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