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적십자 회담 사실상 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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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남북한은 29일 8.15에 맞춘 이산가족 방문단 상호교환과 9월 초 비전향 장기수의 북한송환에 사실상 합의했다.

또 앞으로 적십자회담을 계속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면회소 설치시기와 장소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회담의 주의제인 3개항이 타결됨에 따라 양측은 30일 오전 10시 회담을 열어 합의서 문안 작성을 위한 절충을 벌인 뒤 서명할 예정이다.

남북한은 이날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적십자회담 2차 회의에서 한차례 정회하는 진통 끝에 8.15에 1백50여명 규모(이산가족 1백명 포함)의 방문단을 교환하고, 이어 9월 초 북한행을 희망하는 비전향 장기수 50여명을 모두 북송하기로 했다.

북한측 최승철 단장은 회담에서 지난 27일 첫회담에서 북측이 주장한 '8월 초 장기수 송환' 입장을 철회하고 우리측의 '9월 송환' 제안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 평양방송은 "우리측 단장은 북남 공동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그를 전격적으로 이행하려는 입장에서 남측 제안도 충분히 고려한 획기적 안을 내놓았다" 면서 3개 항을 공개했다.

崔단장은 "북남 수뇌들이 공동선언에서 이산가족 방문과 장기수 송환을 동시 추진하는 것으로 명백히 선포하신 사실에 유의한다" 면서 "그렇지만 우리측이 대폭 양보해 문제를 타결할 수 있는 안을 제기하겠다" 고 말한 것으로 방송은 전했다.

남측 박기륜(朴基崙)수석대표는 회담에서 "8월 중 이산가족 면회소를 설치해 생사확인과 상봉을 실현하자" 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회담관계자는 "북측이 첫회담 때와 달리 장기수 송환을 늦추고, 면회소 설치에도 진일보한 입장을 보인 점을 평가한다" 면서 "면회소 설치는 좀더 논의해 합의서 작성을 시도할 것" 이라고 말했다.

남북한은 그러나 우리측이 제기한 국군포로를 이산가족에 포함시켜 2차 상봉 때부터 만나게 하는 문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은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천년 포럼(이사장 박정수)간담회에서 "평양행을 원하는 50여명 모두를 북에 보낼 방침" 이라고 밝혔다.

이영종 기자,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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