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산책] 포스코, 새 TV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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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포스코는 세계 굴지의 철강업체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소비재가 아닌 원자재 생산업체이다 보니 일반인에게는 그리 친숙한 편이 못된다.

광고에서 접할 기회도 별로 없다. 최근에는 벤처 열풍으로 대규모 장치산업인 철강업은 '굴뚝산업' 으로 치부되는 판이다.

이달 초부터 방영한 포스코의 TV광고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철(鐵)이 없다면…' 을 화두로 내세워 철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유용한 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핸들.프레임은 물론 바퀴살이 없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할아버지와 손자, 쇠줄이 없는 회전그네를 타며 즐거워 하는 사람들, 쇠파이프가 사라진 철봉에 매달려 노는 아이들, 네개의 타이어만 굴러가는 자동차를 타고 가는 일가족….

철이 없을 경우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물건들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음을 암시하는 장면들이다.

철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요즘 광고에서 보기 드문 느릿한 화면 구성과 잔잔한 배경음악은 시청자에게 오히려 호소력을 발휘하는 데 효과적일 것 같다.

광고 제작을 맡은 하쿠호도제일의 윤성원 차장은 "일상 생활의 행복한 장면들이 철 때문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가 무의식적으로 철의 소중함을 공감하게끔 만들었다" 고 설명했다.

이 광고는 포스코가 세계적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한달여 동안 해외(호주 멜버른)에서 촬영했다. 원래 화면의 철 구조물을 지우는 데는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했다. 그러다 보니 제작비가 6억원이나 들어 국내 광고로는 꽤 많은 비용을 썼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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