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인도네시아에 자원봉사 떠나는 박노경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습하고 더운 날씨에 말라리아까지 만연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낙후된 농촌에 가 새마을 운동 같은 것을 추진해 보고 싶어요."

충남 부여의 농촌에서 자란 박노경(朴魯梗.25)씨는 한국국제협력단의 주선으로 오는 7월 18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으로 파견되는 자원봉사단의 일원.

그곳에서 2년간 머물면서 朴씨는 "우기에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 고 생각하는 현지 농민들이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농기계 작동법과 정비기술 등을 가르칠 계획이다.

지난 2월 충남대 농업기계공학과를 졸업한 朴씨가 해외봉사활동을 떠나기로 결심한 데는 계속 농촌을 지키겠다는 어렸을 때부터의 꿈이 원동력이 됐다.

"농촌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콤바인 같은 기계도 비만 오면 작동이 멈춥니다. 그래서 대학때부터 질퍽질퍽한 토양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농기계를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인도네시아의 습지대에서 실습과 연구를 거듭하다 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朴씨가 받는 생활비는 매달 3백10달러. 안락한 거처나 여흥을 즐기는 등의 여유는 기대하지 못할 여건이지만 朴씨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말한다.

"낯선 문화와 환경 속에서 그들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려고 합니다.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을 진정으로 공유하는 것이 봉사가 아닐까요. "

현지에 가서 경험하게 될 모든 것이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데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朴씨는 말했다.

한국국제협력단이 21개 개발도상국에 파견하는 1백20명의 봉사자들은 30일 국제협력연수센터에서 발단식을 갖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청와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