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건설업체 '4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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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중소 건설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면서 공사물량 감소와 인건비 및 자재값 상승이라는 신 IMF(국제통화기금) 3중고를 겪고 있다.

29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의 일반건설업체 수는 6천1백50개로 지난해말 5천1백44개보다 1천여개나 늘어났다.

건설업체가 난립하게 된 것은 지난해 4월 건설업이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면서 건설업체 진입장벽이 낮아졌기 때문.

구조조정 등으로 퇴직한 건설업 종사자들이 경쟁적으로 창업에 나서면서 업체 수가 급증했다.

전북의 경우 지난해 1백50개에 불과하던 일반건설업체가 올해는 3백2개로 무려 두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수주는 오히려 줄어 도내 관급공사 수주액은 6월 29일 현재 4천4백69억원(2백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천1백80억원(1백80건)보다 28%감소했다.

도내 건설업체당 평균 수주액도 1백48억원으로 지난해 4백10억여원보다 대폭 줄었다.

경남도내 전문건설업체수도 지난해 5월 말 1천5백34곳이던 것이 올 5월 말엔1천7백63곳으로 한햇동안 15% 가량 늘어났다.

이에 따른 인력난 때문에 인건비도 올라 일반 인부의 경우 하루 3만~4만원에서 5만~6만원으로, 목공 등 전문 기능인은 올초 6만~7만원선에서 10만원선으로 껑충 뛰었다.

건축자재 값도 덩달아 올라 철근(10㎜)이 t당 30만원으로 지난해 말 22만원보다 8만원이 상승하고 시멘트 한 부대(40㎏)도 3천원(도매가)에서 3천8백원이 되는 등 대부분의 자재가 20% 이상 급등했다.

수익구조 악화로 일부 건설업체들은 자재값은 물론 인건비 지급도 한두달씩 연기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임병정(林秉正.33)전북건설협회 담당은 "건설업체들이 IMF에 버금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며 "지금은 부도업체가 2개에 불과하나 10월 이후엔 부도나 스스로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할 것 같다" 고 말했다.

서형식.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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