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았습니다] 계산 잘못 찾아내면 돈 준다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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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장을 보러 E마트에 갔다. 그동안 나는 영수증 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았다. E마트의 신용을 믿고 있는 데다 기다리는 사람도 많고 쇼핑한 물건도 빨리 주머니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또 1주일치를 사기 때문에 분량도 많아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그러다 최근 '영수증 계산이 잘못될 수 있다' 는 얘기를 주위로부터 듣고 이날 영수증을 한번 확인해보았다.

그 결과 50% 할인된 가격으로 산 완두콩 값이 그대로 돼 있었다.

그 때 '계산착오 보상제-저희 직원의 실수로 계산이 틀렸을 경우 5천원을 드립니다' 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계산대에 가 "계산이 틀렸다" 고 말하자 직원은 "집에 돌아간 후 확인한 결과 틀렸을 경우 택시비 조로 5천원을 드리는 것" 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현지에서 계산이 틀린 점을 찾아내면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그야말로 황당무계한 논리가 담긴 상술이 아닐 수 없었다.

소비자를 위한다며 크게 써붙인 광고판이 허울좋은 이름뿐인 것 같아 씁쓸하기만 했다.

한경화 <전북 전주시 덕진구 반월동>

"직원 착오…이런 일 없게 교육하겠다"

이에 대해 E마트 홍보실 홍순상씨는 “직원이 잠깐 실수를 한 것 같다.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산착오 보상제는 1997년부터 시행해 왔기 때문에 직원도 이 제도에 익숙해 있다.직원이 회사에서 나가는 돈을 좀 아껴보자는 생각에 이런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고 해명했다.

‘계산착오보상제’란 계산이 틀렸을 경우 즉시 가격을 정정하고 5천원을 보상해 주는 제도라고 설명한 홍씨는 “당시 다른 직원이 손님에게 죄송하다며 5천원을 드리겠다고 했으나 손님은 받지 않고 그냥 갔다”고 해명했다.

E마트 전주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직원 교육을 더욱 철저히 해 다시는 이런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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