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한국말 서툰 중국동포에 서류작성 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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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거주하다 지난해 한국 청년과 결혼한 조선족이다.

친정부모님께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 한국에 모시려는 중이다. 서울의 중국대사관에 초청 수속을 위한 서류때문에 인근 전화국을 찾아갔다.

마침 월요일이라 손님이 많았고 처음 가 본 그곳의 업무절차도 몰라 적잖게 당황했다.

게다가 나는 만삭이 돼 몸이 불편했고 아직 한국말도 서툴러 의사소통도 어려웠다.

그런데 전화국에 있는 한 남자직원이 나의 사정을 듣더니 바쁜 가운데서도 다른 일을 제치고 내 일을 처리해줬다.

서류의 문구도 자세히 살펴 틀린 부분까지 일일이 수정해 주고 친정집에 안부전화까지 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줬다.

머나먼 중국 고향을 떠나 조국이라지만 일가친척 하나 없이 이국과 다름없는 이곳에서 받은 친절이 너무 고마웠다.

필소원 <전남 해남군 해남읍 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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