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붙이' 흡착력의 비밀은 발바닥 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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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매달리기 명수인 도마뱀붙이(gecko)의 '초강력 본드 발' 의 비밀이 풀리고 있다.

오랫 동안 도마뱀붙이 연구에 매달려 온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의 루이스앤클락 대학 생체역학자 켈러 어텀은 초강력 본드와 같은 흡착력은 도마뱀붙이의 발바닥 털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도마뱀붙이는 적도지방에서 서식하는 도마뱀의 일종. 발바닥 털은 한올 한올마다 끝이 보통의 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수백개의 넝쿨손으로 갈라져 있다.

넝쿨손의 끝은 둥근 원형. 이를 이용해 수직벽이나 천정을 마치 평지처럼 달리고 발가락 하나로 매달려 있기도 한다.

발가락 하나로 매달리는 것은 사람이 손가락 하나로 매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극히 어려운 일이다.

어텀은 고감도 센서를 사용, 도마뱀붙이의 발에서 떼어낸 털의 매달리는 힘을 측정했다. 그 결과 털 하나가 개미 한마리를 들어 올릴 정도로 강했으며 1백만개의 올이라면 작은 어린아이 하나를 천정에 매달고 붙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런 강한 힘은 흡입이나 생체에서 생성하는 접착제 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덩쿨손 모양의 털이 표면에 밀착됐을 때 나왔다.

과학자들은 도마뱀붙이의 발과 같은 털을 개발하고 있다. 이 털이 나오면 스파이더맨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복음' 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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