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 최상철 '까망천사' 7월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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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지난해 작품 '심심한 여자' 로 '유쾌한 무용' '유머를 구사하는 무용가' 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은 현대 무용가 최상철씨가 올해에는 '멀티미디어 댄스' 로 팬들을 찾아간다.

7월 11~1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선보이는 '까망천사' 다. '무용단' 이라는 명칭 대신 '최상철 댄스 프로젝트' 라는 이름을 쓰는 만큼 매 작품마다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최씨. 뉴욕대학교에서 석박사를 하며 배운 즉흥무용으로 지난 해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던 그는 이번엔 다양한 장비들로 무대를 이끈다.

그가 말하는 멀티미디어 댄스란 "인간의 신체와 다양한 영상매체의 조화" 다. 이를 통해 관객들의 보는 즐거움을 배가하겠다는 의도다.

콘서트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36대의 멀티큐브가 무용수의 모습을 조합, 분할하며, 무대 중앙에는 눈(眼)모양의 카메라가 설치돼 관객들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무용수의 다양한 몸짓과 뒷모습을 잡아낸다.

현실 도피를 꿈꾸며 이상향을 찾는 인간들의 헛된 꿈을 비관적으로 그린 '까망천사' 는 무거운 주제와 상관없이 보기에는 즐겁기만 하다.

우선 춤동작에 있어서 우리가 무의식중에 하는 일상적인 몸짓을 표현해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전혀 춤같지 않은 '국민체조' 도 넣었다. 음악 작업에는 '음악계의 괴짜' 임동창(작곡)과 유진박(바이올린 연주)이 합세했으니 더 이상의 부연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전자 바이올린 외에 봉고.아쟁.스네어드럼 등을 연주해 들을 거리도 다양하다.

한편 이 작품의 공연실황은 2001년 3월 공개할 예정인 국내 최초의 멀티미디어 소설 '댄싱 인 서울(박철수 필름 제작, 김수경 작)' 의 일부분으로 삽입된다.

내레이션과 영상이 함께 결합되는 형태인 '댄싱 인 서울' 은 고속버스 속에서 벌어지는 아줌마들의 춤판, 여러 장르의 춤 등 이 시대 춤의 현주소를 다양하게 담아내는 작품. 02-766-521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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