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김동수+진갑용 '2포수제' 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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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삼성 김동수(32)·진갑용(26)의 ‘투 포수 시스템’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시즌중반을 넘기며 각 팀마다 주전 포수의 체력저하로 수비와 공격에서 허점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0일 대구에서 벌어진 해태와의 경기에서는 이들의 조화가 빛을 더했다.선발 출장한 것은 백전노장 김동수.선발투수 노장진이 제구력 난조로 위기를 맞을 때마다 노련한 리드로 고비를 넘겼다.

5회초 1사 1·2루의 실점위기에서 해태 4번 홍현우와 5번 이호성을 차례로 삼진아웃 시킨 것은 노장진의 뛰어난 투구라기보다 타자의 의표를 찌른 김동수의 볼배합 성과였다는 평.김동수는 6회초 2점홈런을 날려 타격에서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이어 출장한 진갑용은 구원 김현욱과 박동희를 리드하며 활기차게 ‘안방살림’을 꾸려갔다.진갑용도 8회말 타석에서 중월 2루타를 때려 2타점을 올리는 등 공격형 포수답게 제 몫을 해냈다.진갑용은 지난 15일 LG와의 잠실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쳐낸이후 삼성의 새로운 ‘해결사’로도 각광받고 있다.

사실 올초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김동수가 삼성에 입단할 당시만 해도 우려섞인 반응이 많았다.차세대 대형포수감으로 성장중인 진갑용과 주전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서로에게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는듯 했다.서로 마스크를 번갈아 쓰다보니 경기감각도 떨어지고 투수들도 안정되지 않는 듯한 인상이었다.

그러나 김용희 감독은 우직하게 ‘투 포수 시스템’을 밀고 나갔다.김동수가 투수 리드가 뛰어나지만 30이 넘어 체력이 약하고 2루 송구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경기를 치러가면서 투수마다 궁합이 맞는 포수가 누구인지도 파악하게 됐다.무엇보다 장기 레이스에서 포수들의 체력을 비축할 수 있게 된 것이 경기가 거듭될수록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절반의 희생을 통해 하나를 만들어가는 김동수와 진갑용.둘의 의기투합이 막강 삼성의 재건으로 나아갈 지 주목된다.

대구=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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