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직도도 '제2 매향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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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미 공군 공용 폭격연습장인 전북 군산시 옥도면 직도 주변에서도 경기도 매향리처럼 주민 피해가 잇따라 인근 주민들이 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직도는 12만3천㎡의 무인도로, 1980년부터 주한 미공군과 우리 공군의 폭격연습장으로 이용돼 왔다.

이 때문에 섬 형체가 거의 사라져 지도에만 나오는 유령 섬이 돼버렸다.

주민들은 "인명 피해까지 종종 발생한다" 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 2월 직도 주변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의 선원이 그물에 걸려 올라온 폭탄의 뇌관을 분리하다 폭발하는 바람에 숨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화성 매향리처럼 폭격기.헬기 등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저공 비행하고 폭탄 소음을 일으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은 경기를 보이곤 한다" 고 주장했다.

말도의 한 주민은 "직도 주변 바다에선 그물에 탄피와 불발 폭탄 등이 수십개씩 걸려 올라온다" 고 말했다.

특히 국방부는 지난 4월 직도 주변을 오가는 어선이나 주민들의 안전을 이유로 직도 중심 반경 5마일 해상을 어로제한구역으로 설정할 것을 해양수산부에 요청, 어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직도에서 20㎞쯤 떨어진 말도.명도.방축도 등에는 3백여명이 살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달 국방부.군산시.공군 등에 탄원서를 내고 사격장 이전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군측은 "국토 여건과 국방력 강화 차원에서 이전은 불가능하다" 며 "비행 경로 변경과 비행 고도 상향조정 등을 통해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 고 밝혔다.

군산〓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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