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방에선] 벤처 관계자 협력 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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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근 코스닥 거품론과 함께 벤처에도 위기가 닥치고 있다는 소식이다.투기자본이 벤처투자에 주춤하면서 뒤늦게 뛰어든 벤처들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 테헤란밸리(서울)를 중심으로 이같은 분위기가 팽배해 오는 가을에는 상당수 벤처들이 부도를 내거나 인수ㆍ합병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덕밸리(대전) 벤처사업가들은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자신감을 표명하고 있다. 대덕밸리의 경우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세계의 틈새시장을 적절히 공략하면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얼마 전 대전과 충남ㆍ북 지역 3백여 벤처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모임에 참석했었다. 예상외로 많은 관계자가 참석,행사가 성황리에 진행되는 것을 보고 대덕밸리의 벤처 열기가 무척 뜨거움을 느꼈다.

대덕연구단지 연구소와 대학 등의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노력도 지역 벤처기업들에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테헤란밸리와 달리 대덕밸리의 분위기가 낙관적인 주요인은 지역이 좁고 시민들의 애향심이 강해 기업과 지역주민이 일체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모임을 결성하고 별도 법인까지 만들었다는 소식도 있다.

그러나 이른바 ‘냄비문화’가 벤처에서도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이다.단기간에 특별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시민들이 “무엇인가 잘못됐구나”하며 비난과 질타에 앞장서지나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벤처는 모험이다. 수많은 모험중에 하나의 모험이 성공해 이것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다면 이는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경제에 막대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따라서 실패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들 기업의 새로운 도전을 북돋워 주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대덕밸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아울러 벤처기업 스스로도 투명한 경영과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대덕밸리의 새로운 벤처문화가 정착되길 기원한다.

유병선 변리사 (필국제특허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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