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북한가고, 금강산샘물 미국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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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뉴욕=신중돈 특파원,이종태·김준술 기자]남북 정상회담과 미국의 대북한 경제제재 해제조치 이후 처음으로 북한산 상품이 다음주 미국으로 건너가고, 코카콜라의 북한 진출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는등 양국 교역의 물꼬가 트였다.

미 한인 무역업계의 한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간)“미 동부지역의 한 수입상이 북한산 우황청심환과 경옥고를 수입해 미국내에서 판매할 예정이며,상품은 빠르면 다음주 미국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경제제재 해제조치 이후 북한상품 수입 1호로 기록될 이들 제품은 미 연방식품의약국의 승인등 까다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일단 자연식품 또는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돼 통관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산 우황청심환과 경옥고는 심장질환과 손상된 중추신경의 복원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원측은 평양∼북경∼뉴욕 노선의 항공기 편으로 이들 제품을 들여오기로 하고,이미 북경에 있는 중개상을 통해 북한에 주문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금강산 샘물도 미국시장에 진출한다.LA 소재 대북관계 전문회사인 R&R 엔터프라이즈(회장 이창희)는 21일 금강산 샘물을 생산, 국내에 반입하는 ㈜태창으로부터 미주지역 판매권을 따냈다고 밝혔다.

李회장은 “당분간은 북한 장전항에서 동해항으로 반입한 뒤 부산항을 통해 미국 오클랜드항으로 수송하는 게 불가피하다”며 “현재 북한 남포항에서 오클랜드항으로 직송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코카콜라가 경제제재 해제 이후 북한에 진출하는 첫번째 미국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코카콜라측은 “현재 북한의 국경 지대에서 선적을 마친 상태로 통관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히고 “이미 북한내 유통을 담당할 배급업체까지 확보한 상태이며,우선은 호텔을 중심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본사에서 공급한 원액을 병에 담아 파는 보틀링 회사를 설립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코카콜라는 지구상에서 마지막 남은 시장 중 하나인 북한에 진출키 위해 미 정부의 경제제재 조치가 풀리기만을 기다려 왔다.95·97년에도 북한 진출을 시도했으나 북한측이 판매권을 갖겠다고 주장,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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