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마비 사태-대처요령] 임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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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의료기관의 집단폐업으로 가장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임산부들이다. 특히 대학병원에서 고위험임신 관리를 받아온 출산 예정 산모들은 이번 폐업기간 동안 진통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를 하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학병원의 경우 분만실을 열어놓고는 있지만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3명 정도의 의사가 필요한 제왕절개 수술이나 입원은 아예 포기한 상태.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교수는 "입원관리가 필요한 임신성고혈압.임신중독증.조산통 및 양수 터진 산모들, 그리고 제왕절개수술을 해야하는 전치태반이나 둔위(머리의 위치가 바뀜)로 진단을 받은 산모들의 경우 대학병원을 찾으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고 설명한다.

인큐베이터 관리가 필요한 조산아들도 대학병원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의 일손 부족으로 모든 신생아를 제대로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것.

의료기관간의 정보부재도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학병원들의 경우 수술환자는 국립의료원에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이곳 조차 전공의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국립의료원의 한 전문의는 "정부에선 국립의료원을 응급환자 만능 처리기관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환자가 몰릴 경우 의료사고의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행히 대학병원이나 의원급을 제외한 여성전문병원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그동안 전공의들을 채용하지 않았거나 전공의에 비해 전문의 비율이 높기 때문. 삼성제일병원이나 미즈메디병원.목병원 등 분만 중심의 여성병원들은 외래는 열지 않지만 정상적인 분만을 돕기위해 전 스탭이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따라서 출혈.양수 누출.규칙적인 자궁수축(통증).두통이나 복통 등 분만 사인이 있을 때는 자신이 평소 다니던 병원에 전화를 걸어 진료여부와 어느 병원으로 옮겨야 할지에 대해 자세한 안내받아야 한다.

불가피하게 전원할 때는 반드시 과거에 다녔던 병원에서 병력기록지나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가져가야 한다. 병력지에 기록된 산모나 태아의 건강상태가 출산을 담당한 의사에게 결정적인 참고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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