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 다시 열린 중앙대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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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중앙대가 1980년대 중.후반의 전성기를 재현하고 있다. 당시 김유택-허재-강동희를 배출하며 대학 최강으로 군림했던 중앙대는 최근 벌어진 9개 대회에서 여덟차례나 우승하며 무풍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올해도 대학연맹전과 MBC배 등 두차례 대회를 싹쓸이했다. 특히 최근 2년간 김태환.양문의 등 중앙대와 연고가 없는 고졸출신 감독을 영입, 흔들림없이 정상을 지킨 점이 돋보인다.

프로농구 LG로 영전한 김태환 전감독은 동대문상고, 양문의 현감독은 한영고가 최종학력이다. 그러나 고려대.연세대 등 동문 감독이 이끄는 전통의 명문들 모두 중앙대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물론 중앙대의 전력은 강하지만 올시즌 두차례 대회에서 준우승한 성균관대와 한양대.연세대도 멤버는 중앙대 못지않다. 결국 중앙대의 최근 호성적은 감독들의 실리적인 팀운영에 힘입은 것으로 봐야 한다.

김태환.양문의 감독은 공통점이 있다. 중앙대의 고공농구 전통을 살리면서도 상황에 따라 멤버.전술을 바꾸는 융통성으로 무적행진을 벌였다. 올해 두차례 대회에서 중앙대는 모두 전승 우승했다.

잇따른 고졸감독 영입에는 반대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출신과 배경에 연연하지 않는 '중앙대 농구의 대부' 정봉섭 체육부장은 팀을 훌륭히 이끈다면 배경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말로 물리쳤다.

79~92년 중앙대 감독을 맡아 정상에 올려놓은 정부장은 후임 감독 선임에도 승부사다운 기질을 발휘한 것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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