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이후 기업인 방북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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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 사업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벌이려는 국내 기업인의 방북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을 수행해 평양에 머물고 있는 장치혁 고합 회장과 강성모 린나이코리아 회장 등 북한출신 기업인 4명은 이미 지난 4월말 북한 아태위원회로부터 초청장을 받은 상태로 서울로 돌아오는대로 재방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고향에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평양 현지에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측과 14일 투자상담을 할 예정이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당초 지난달 열려다가 오는 8월말로 연기한 삼성 가전제품 평양 전시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삼성그룹이 추진 중인 해주 전자단지 건설 계획이 진전을 보일 경우 방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이 회사 박영화 부사장도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전자단지 건설은 투자규모가 큰 만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면서 "尹부회장이 돌아오면 북한의 제안을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의 방북도 고려할 수 있지만 아직 예단할 단계는 아니다" 고 말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은 정상회담 직후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서해공단 건설.금강산철도 개설 등을 협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과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이 동행할 예정이다.

주한 미국상공 회의소 (AMCHAM).EU상의 등 외국 기업인 경제단체도 투자방문단을 구성하는 등 방북 채비를 하고 있다.

이미 북한 민경련으로부터 방북 초청장을 받은 삼홍사.케드콤 등 10개 중소 전자업체는 오는 20일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7월에 방북해 대우의 남포 임가공 공장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다.

기협중앙회의 대북 투자를 총괄하는 임원은 지난달말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아태위원회 관계자와 만나 이 방안을 제안했다.

북한 당국과 대우가 합영회사로 세운 남포 임가공 공장 중 섬유.의류.가방공장은 가동하고 있으나 TV 조립공장은 정상적인 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윤희.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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