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회담 하루전 북한TV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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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중앙TV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집중 방영하는 등 위상 높이기에 전념했다.

위성TV로 수신된 중앙TV의 주요 내용을 짚어본다.

○…북한은 정상회담 하루 전인 12일 오후 4시까지 회담 일정이 13~15일로 하루 순연된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중앙TV와 평양방송은 오전 6시와 7시 보도를 통해 시리아의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의 사망 소식등을 전할뿐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11일 북한TV에서 눈길을 끈 것은 金위원장의 국제적 위상을 부각시키는 프로를 집중적으로 소개한 점. 중앙TV는 11일 오후 7시부터 한시간에 걸쳐 '위대한 풍모에 매혹되어' 를 방송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金위원장의 외교적 성과를 편집한 이 프로그램은 평양을 방문한 일본.인도.네팔.콜롬비아.라오스 등 여러 나라의 인사들이 그를 만나 존경의 뜻을 표하는 장면 일색이었다.

평양을 방문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아라파트 의장이 그를 만나는 장면도 있어 눈길. 이 프로는 金위원장의 방중(訪中)업적을 부각시키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으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金위원장의 위상을 한층 부각시키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북한TV는 11일 오후 9시50분부터 30분간 다큐멘터리 '사랑의 친필' 을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金위원장이 각급 기관.공장.농장 및 주민들에게 내려 보낸 '친필' (격려사와 서명)을 통해 주민과 지도자의 일체감을 부각시킨 것이 특징.

북한 당국은 지난 20년간 우리의 국립묘지에 해당되는 혁명열사릉, 공장.농장 등 산업현장, 김일성대학 등 교육기관, 만수대창작사 등 예술기관에 金위원장의 친필을 새겨 놓았는데 TV는 이를 일일이 보여주면서 "인민에 대한 사랑이 글씨를 통해 뿜어나오고 있다" 고 찬양.

특히 도입부에 金위원장이 오진우(前인민무력부장), 최광(前인민무력부장), 방학세(前중앙재판소장)등 혁명 1세대에게 보낸 친필 서한과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는 金위원장이 혁명의 법통을 잇는 장손(長孫)임을 암시하는 대목.

○…한편 리듬체조 국가대표선수들의 애환을 다룬 텔레비전연속소설 '휘날리는 댕기' 가 인기리에 연속 방영되고 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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