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860선 돌파하면 추가상승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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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어어…" 하는 사이에 외국인들은 7일새 주식을 2조원어치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를 2백포인트 이상 끌어올렸다.

일부 개인들이 외국인들과 보조를 맞추기는 했지만 기관들은 최근 폭등장에서도 매도에 치중했다.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주식환매 부담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투신사들이 아직까지는 제 구실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주도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관계자들은 "외국인들만 알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 는 식으로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를 설명하려 한다.

금융구조조정 가속화 및 남북정상회담으로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과 남북경협 관련 대형 호재 등을 염두에 둔 말이다.

정상회담과 관련해 요즘 시장에는 ▶신의주에 50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라인 건설▶남북 철도 연결▶북한 농지개량 사업▶북한내 전자산업공단 건설 등의 경협 재료가 쏟아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런 소문의 진위는 머잖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주 외국인들의 사자 주문이 삼성전자.현대전자.SK텔레콤.한국통신 등 블루칩과 우량 은행주로 확산했는데 이같은 추세가 이번 주에도 이어질 지 관심거리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간 급등했던 점을 들어 추격매수는 자제하고 외국인들의 동향을 주시할 것을 권한다.

1백20일 이동평균선이 걸려 있는 860선을 종합주가지수가 뛰어넘을 수 있다면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조정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가지 더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외국인들의 과거 패턴으로 볼 때 일단 재료가 드러나면 일정기간 후에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점이다.

또 2차 금융구조조정 등 이제 갈피를 잡기 시작한 국내 현안들도 장세가 바뀌면 언제든지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코스닥시장은 지수 160~180에 10억주가 넘는 대기매물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목요일부터 상승세가 둔화된 것도 이같은 대기물량과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카드를 비롯한 이번주 신규 공모물량이 3천7백억원으로 주식매수세를 분산시킬 것으로 여겨진다.

오는 15일 열릴 은행합병 관련 공청회에서 어떤 반론들이 제기되고, 같은날 발표될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어떤 수준이 될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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