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댐건설 백지화된 동강 오염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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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부의 동강댐 백지화는 이제 더 이상 개발 논리만으로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으며 헌법제정 권력은 국민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준 사례다. 하지만 동강의 장래 모습에는 여전히 우려되는 점이 남아 있다.

나는 한탄강이 있는 경기도 연천지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에 제대했다.

그곳은 여름 장마철만 되면 상습적으로 물이 범람했다. 연천댐이 있지만 홍수조절 기능은 미약해 이로 인한 피해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 인근에서 방출하는 산업 및 농축산 폐수로 한탄강의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동강댐 백지화 계획을 접하면서 동강도 한탄강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관광지로 조성하면서 이미 구름처럼 몰려드는 행락객과 주변에 들어서기 시작하는 위락시설이 동강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관광객이 버리는 각종 쓰레기와 불법 시설물에서 나오는 생활폐수가 동강댐을 세우는 것보다 훨씬 단기간에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 이제 여름 피서지를 찾아서 국민이 이곳저곳을 누비게 될 시간이 다가온다.

개인의 여가를 즐기는 것은 좋지만 일순간의 안락을 위해 동강을 오염시키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한재권 <전남 여수시 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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