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상원의원 60명 소집 … 표 단속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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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 대통령이 15일 백악관에서 60명의 상원의원과 회동한 뒤 건강보험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왼쪽부터 톰 하킨 상원 노동보건위원회 위원장, 크리스토퍼 도드 은행위원장, 맥스 보커스 재무위원장, 오바마 대통령,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대표, 리처드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 [워싱턴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원 60명을 백악관에 불러 모은 뒤 건강보험 개혁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강력히 주문했다. 오바마는 회동 후 “조심스럽게 법안 통과를 낙관한다”고 말해 비공개 회동에서 성과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오바마의 강력한 세몰이 행보를 감안할 때 민주-공화 표 대결을 통한 건강보험 법안 처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15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경내에 위치한 아이젠하워 빌딩에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58명과 조 리버먼 등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2명을 초대했다. 이들이 모두 한목소리를 내면 공화당 의원 40명 전원이 반대하더라도 조속한 법안 통과가 가능하다. 오바마는 이들에게 ”우리는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건강보험 개혁은 중요한 역사적 업적이 될 것”이라고 설득한 뒤 “바로 지금 여러분이 행동에 나서 법안이 즉각 통과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댄 파이터 백악관 공보담당자가 밝혔다. 30년 이상 상원의원을 지낸 조 바이든 부통령도 “이번에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앞으로 한 세대가 지날 때까지 건강보험 개혁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의원들을 압박했다고 한다. 취임 초부터 초당적 국정 운영을 다짐하며 공화당 중도 성향 의원들과 수차례 접촉을 했던 오바마가 공개적으로 민주당 의원 전원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인 것에 대해 워싱턴에서는 “오바마가 공화당 의원의 도움 없이 법안 처리를 강행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오바마는 의원들과 회동 후 해리 리드 원내대표와 맥스 보커스 재무위원장, 크리스토퍼 도드 은행위원장 등 민주당 상원 지도부를 배석시킨 채 TV 카메라 앞에 나와 “견해차가 아직 남아 있지만 개혁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가 존재한다”며 “법안의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까지 상원에서 논의 중인 건강보험 개혁법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리버먼 의원이 이날 “점차 내가 원했던 지점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투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법안 통과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오바마와 민주당 지도부는 낙태 문제와 관련해 법안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벤 넬슨 의원에 대한 설득이 끝나는 대로 표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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