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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파수꾼] 울산 태화강보전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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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태화강보전회 회원들은 "태화강을 살려야만 울산 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다" 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오염된 태화강을 살려야 '공해도시' 오명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수만(李樹滿.울산시의회 부의장)회장은 "태화강은 선사시대의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역사.문화의 강" 이라며 "태화강 보전운동은 울산의 역사를 보존하고 애향심을 길러 주는 시민운동" 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전회는 1989년 11월 회원 41명으로 출발했다.

김진수(金鎭洙.적십자울산지회장).이수식(李樹植.울산과학대 기획처장).황세열(黃世烈.중앙청과회장).이천우(李天雨.중앙발전협의회장).전형준(全炯俊.사무국장)씨 등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62년 울산에 중화학공단이 들어선 이후 태화강(길이 44.7㎞)의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는 걸 목격한 사람들이다.

80년대 말 강이 공장폐수.생활오수 등으로 빈사 상태에 빠지자 더 이상 두고볼 수만 없었다.

이들은 태화강 훼손을 막는데 앞장섰다. 개발계획이 발표되면 심포지엄을 열어 개발의 부당성을 역설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94년에는 건설교통부의 태화강 하천정비 계획으로 잘릴 위기에 놓였던 태화강 명물 대숲을 지켜내는데 앞장섰다.

지난해에는 울산시와 울산과학대 등과 공동으로 태화강 생태계 보존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심포지엄을 세차례 열었다.

올해는 개인 소유 대숲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숲 한 평 사기' 범시민 운동을 펼치고 있다. 수시로 쓰레기줍기 등을 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태화강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태화강을 소재로 한 그림.글짓기 행사도 연다.

최근에는 환경단체와 여성회원들이 많이 가입해 식구가 1백13명으로 불었다. 회원들은 물고기가 뛰놀고 악취가 거의 사라진 태화강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걸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보존회 李수식 정책개발실장은 "환경문제는 인간 중심이 아닌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중심 논리로 풀어나가야 한다" 며 "태화강 보전운동을 울산의 애향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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