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표·함동윤군 '나는 조기유학…'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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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열풍이라고 할만큼 조기유학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국 교육시스템에 회의를 느낀 부모들이 자식에게 보다 양질의 교육을 시키려고 경제적 부담과 가정 해체를 무릅쓰고 조기유학을 결정한다. 물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만약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고도 미국의 명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면 굳이 조기유학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아니, 할 수만 있다면 한국에서 고등학교 나오는 것이 오히려 미국 대학 입학에 도움이 된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펴는 사람도 있다.

'나는 조기유학 없이 아이비리그로 간다' (자음과모음.29일 출간)를 쓴 대원외고 졸업생 이원표(컬럼비아대.위 사진 왼쪽).함동윤(버클리대)군이다.

외국생활을 한 경험이 전혀 없는 순 토박이를 포함해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한 학생 9명이 어학연수 과정이나 재수(再修)없이 이들 대학의 입학 허가서를 받아 화제를 모았던 대원외고 해외유학반 가운데 두 명이다.

특히 토박이 두 명 가운데 한 사람인 이원표군은 컬럼비아대를 비롯해 아이비리그 3곳 등 8개 대학으로부터 동시에 입학허가를 받아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인물.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궁금해 하는 사람과 같은 길을 갈 후배들에게 도움도 주고자 펴낸 이 책은 해외유학반에서 2년간 유학을 준비하며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미국 대학 진학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외국어고등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일반 인문계 고교생들에 비해 어학실력이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들도 처음엔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소위 명문대라면 토플 성적이 6백30점 이상이라야 하는데 어떤 학생은 4백점대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다.

토플 점수를 올리는 공부법을 비롯해 미국 대학 수학능력시험인 SAT 준비법, 아이비리그 안내 등 상세한 내용은 책 속에 있다.

아이비리그란 미국 북동부 지역에 있는 8개 명문 사립대학을 지칭하는 말. 학문적 명성이 높고 입학조건도 상당히 까다로워 미국인들에게도 부와 명예의 지름길을 제공하는 성공의 발판으로 여긴다.

브라운.컬럼비아.코넬.다트머스.하버드.프린스턴.펜실베이니아.예일대가 속해 있다.

이 책의 의미는 이런 실용적 정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들이 던지는 강한 메시지에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도 할 수 있다' , 한발 더 나아가 '한국에서 하는 게 더 낫다' 고 강조한다.

조기유학으로 발생하는 비싼 비용과 젊은 날의 방황 등을 제외하더라도 국내 고등학교에서는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업량이 많아 대학입시를 준비하는데 훨씬 이롭다는 것이다.

다양한 학습 과목, 거기에 한국이라는 제3세계에서 생활했다는 점은 문화적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국 대학에서 한국 고교 졸업생을 더 매력적으로 여기게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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