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I 토머스기자, 40년 정든 백안관 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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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워싱턴〓연합]미국 UPI통신 소속으로 약 40년동안 백악관을 전담 취재해 온 헬렌 토머스 기자(79)가 16일 사임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좌장' 인 토머스 기자는 통일교와 연관이 있는 뉴스 월드 커뮤니케이션스사가 이 통신을 흡수한 것과 관련, 이날 성명을 통해 "새 소유주하의 UPI에 머물 생각이 없다" 고 밝혔다.

93년 역사의 UPI에서 57년간 근무해온 그녀는 "UPI는 위대한 통신사로서 미 언론사에 두드러진 족적을 남기고 미래의 언론인들에게 최고의 유산을 남겼다" 며 "새로운 소유주의 행운과 훌륭한 기사, 그리고 건투를 빈다" 고 말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들은 들어오고 나갔지만 헬렌은 8명의 대통령을 취재하며 40년간 이곳에서 수많은 젊은 기자들과 공보비서관들에게 요령을 가르쳐 주었다" 는 말로 '전설적인' 백악관 기자의 경력을 요약했다.

1920년 켄터키주 렉싱턴에서 레바논계 이민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42년 웨인 주립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UPI통신의 전신인 UP에서 주급 24달러짜리 지방 방송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60년 고(故)존 F.케네디 대통령이 당선된 후 플로리다주 팜 비치에서 휴가중이던 당선자 가족을 취재한 것이 계기가 돼 케네디 대통령부인 재클린 여사를 전담하는 백악관 출입기자를 시작했다.

72년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취재한 유일한 여성기자였던 그녀는 지난해 두번째 회고록 '백악관 앞줄의 여기자(Front Row at theWhite House)' 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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