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처럼 이뤄진 ‘타미플루 남북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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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강도 강계시에 새로 건설된 강계목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정부는 10일 북한의 신종 플루 발병과 관련해 타미플루 등 치료제 50만 명분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북한은 이날 판문점을 통해 남측의 대북지원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북측이 공개한 확진 환자는 9명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국회 예결위에서 “북한에 대략 50만 명분의 타미플루 치료제를 제공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발병) 상황이 더 확산되면 더 지원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손 소독약·마스크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남북한은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구체적 지원 방법과 절차 등 세부 내용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50만 명분 지원으로 결정된 데 대해서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충분한 양을 제공하되 우리 비축분에 영향이 없도록 하는 선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8일 지시에 따라 대북 지원을 위한 작업을 벌여왔다. 한나라당 신종플루대책특위 안홍준 위원장은 당정 협의에서 “북한에서 신종 플루로 사망자가 발생한 데다 급속한 확산 우려가 있어 타미플루 등 치료제를 인도적 차원에서 긴급 지원하기로 당정이 의견을 모았다”며 “타미플루 국내 비축도 계속해 전 국민의 20% 수준인 1000만 명분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정부의 대북지원 제안을 수용함에 따라 남북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0월 정부의 옥수수 1만t 대북지원 제안에 대해 북한이 아무런 반응 없이 대남 비난에 나선 가운데 이번에 긴급 지원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영종·김정하·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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