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경찰청 사람들 나눔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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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기문 경찰청장(오른쪽에서 둘째) 등 ‘아름다운 토요일’행사 자원봉사자들이 18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아름다운 가게 안국점에서 시민들에게 물품을 팔고 있다. 오종택 기자

"경찰관들이 기증한 물건이니 안심하시고 사세요. 경찰을 안 믿으면 누굴 믿겠습니까. "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아름다운 가게 안국점. 정복 차림의 경찰관 15명이 부지런히 물건을 팔고 있었다. 안 쓰는 물건을 모아 팔고 불우이웃도 돕는 '아름다운 토요일'행사다.

경찰청과 산하 전국 14개 시.도지방경찰청, 251개 경찰서는 이날 아름다운 가게(공동대표 박성준.손숙.윤팔병)의 전국 25개 매장에서 행사를 했다. 이날 행사는 2002년 11월 2일 김영사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처음 '아름다운 토요일'행사를 시작한 지 100회째였다. 경찰청은 이날 10만500여점을 기증해 단일기관 최초로 10만점을 넘는 신기록도 세웠다. 이날 매출액만 5000만원을 넘었다.

최기문 경찰청장도 안국점에서 한 시간 가까이 시민들에게 물건을 팔며 자원봉사에 나섰다. 양복 한 벌과 운동화 두 켤레를 기증한 최 청장은 "청장 취임 전까지 입던 양복으로 나에게 매우 뜻깊은 옷"이라면서 "나보다 이 양복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내놨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가게는 지난해 10월 25일에 이어 두번째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를 한 최 청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매장 1~2층을 오르내리며 열심히 물건을 팔던 경찰청 한미정(28) 경장은 "내게 필요없는 물건을 팔아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보람있는 행사"라며 "시민과 경찰 간의 거리를 좁힐 수 있어 더욱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안국점을 찾은 오혜린(신동중 3년.15)양은 "이웃을 위해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경찰관들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소설가 김진희(67)씨는 "동료 문인들에게 추석 선물로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 볼펜을 한아름 샀다"며 "남들에게 베풀고 자원도 아끼면서 선물을 사게 돼 1석3조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고 했다.

한편 이날 비가 내리는 중에도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역 광장에서는 '아름다운 나눔장터'가 열렸으며 시민 4만여명이 참가해 200여만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강병철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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