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 의학전문위원에게 물어 보세요] 외출을 안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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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입시학원을 다니던 스물두살 된 아들이 앞자리의 여학생이 자기만 쳐다본다며 학원을 그만뒀습니다.

그후 그래픽 디자인 학원을 다녔는데 석달후 또 그만두고는 이제껏 집에서 컴퓨터에만 매달려 있어요. 친구도 안만나고 온종일 집에만 있는데 본인 말로 마음이 불안하고 우울한데다 사람 만나는 게 자신이 없다고 합니다.(경기도 부천 Y엄마)

<답> Y군은 지금 관계관념(關係觀念 : idea of reference).우울.불안.사회적인 접촉 없이 위축된 상태 등 정신과 질환이 있을 때 나타나는 여러 증상이 있네요.

관계관념은 자신의 생각을 내면세계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남에게 투사(投射)할 때 생깁니다.

Y도 사실은 자기가 자꾸 앞자리 여학생을 쳐다보는 거지만 의식적으로는 그 여학생이 자기를 쳐다본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따라서 우선 정신과에서 상담과 심리상태.사고(思考)장애 등을 알아보는 정신.심리검사(psychometry)를 통해 정확한 진단.조기치료를 해야 합니다.

지금의 증상은 우울증과 정신분열병 초기에 모두 나타날 수 있는데 두가지 병은 치료 약물이 전혀 다르거든요.

정신질환은 마음의 병이 아니라 뇌의 생물학적 이상이 동반되는 병이기 때문에 병이 깊어질수록 뇌 손상도 심해진 상태가 돼 이 땐 치료를 해도 완치가 쉽지 않습니다.

Y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주변의 도움도 필요해요. 예컨대 '자신감을 가지라' 는 말을 듣거나 '자신감을 갖겠다' 는 생각을 한다고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스스로 어떤 일이든 조금씩 '성취' 해 나가는 과정이 축적되면서 생깁니다.

Y도 적절한 과제를 부여하고 이를 수행하도록 옆에서 도와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어간답니다.

◇ 문의내용은 정보과학부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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