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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성적 25~32%는 학교·지역이 좌우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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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최근 5년간(2005~2009학년도) 수능 성적 향상도가 가장 좋은 학교들의 공통점이다. 이런 노력이 어우러져야 학생들의 성적 향상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9일 수능 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함께 내놓은 수능 성적 향상 우수고교 사례에서 나타난 결과다. 본지는 최근 5년간 수능시험에서 하위 등급(7~9등급) 비율이 감소하고, 상위 등급(1~3등급) 비율이 증가한 40개교(특수목적고, 자립형 사립고 제외)를 분석 대상으로 했다.

◆교장 리더십이 성적 향상 이끈다=40개 고교 중 가장 성적 향상도가 컸던 곳은 경기도 용인 풍덕고다. 임계화(62·여) 전 교장의 리더십이 수능 성적 향상의 원동력이었다. 풍덕고는 2005학년도 수능에서 고3 전체의 70% 이상이 하위권 등급(6~9등급)을 받았던 ‘꼴찌 학교’였다. 하지만 임 전 교장(현 서울 미림여고 교장)의 헌신적 노력으로 2009학년도 수능에서는 하위권 등급 비율이 10%대로 급감했다.

경기 관양고도 교장과 교사들의 헌신이 학생들의 성적 향상을 이끌었다. 이 학교는 1학년 때부터 진로 탐색을 해주고, 우수학생들이 맞춤형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대입 수시모집에서 큰 성과를 냈다. 경북 울진고는 교사 대부분이 학교 인근에 거주하며 방과후는 물론 방학 중에도 학생들을 지도한다. 충남 홍성고는 수준별 방과후 수업과 전 학년 아침 영어듣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전북 원광여고는 학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보충학습을 하고 방과후 수업을 듣는다.

서울대 전영한 행정대학원 교수는 “수월성과 기초학력을 모두 충족한 우수학교들은 학교의 자율성이 높고, 교장의 관리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표준점수 학교·지역별로 큰 격차=5년간 수능 영역별 표준점수 평균은 학교와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났다. 언어영역 표준점수는 학교별 격차가 85.5점, 시·군·구별 격차가 58.2점이었다. 외국어는 학교 간 75.6점, 지역 간 55.9점이었다. 수리 나형은 학교 간 79점, 지역 간 48.2점의 차이가 나타났다. 서울교대 김성식 교수는 “수능 성적에서 학교라는 요인의 비중이 25.2(수리)~32.1%(외국어)였으며, 그 이유의 절반 이상은 학교가 속한 지역 여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목고 학생들의 성적은 일반고 학생들보다 19.8(언어)~27.4점(수리) 더 높았고, 학업중단자 비율이 높은 학교일수록 평균 점수가 낮았다. 특히 외고는 모든 영역에서 높은 점수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했고, 자립형 사립고는 매년 상승세를 보였다. 과학고는 2006학년도 이후 수리를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점수가 하락해 2009학년도에는 외고·자사고보다 성적이 낮게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 김양분 연구원은 “1~2등급 분포 비율을 보면 일반고 상위 20~30%와 외고·자사고·과학고 전체학생의 학업 수준이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학교 졸업 시점의 학업 수준을 고려할 때 이를 학교유형별 교육 효과의 차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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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목·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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