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현 안주인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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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9일 청와대 회동 때 이희호(李姬鎬).손명순(孫命順)여사의 안주인간 별도 만남도 있었다.

저녁식사 후 전.현직 대통령이 단독 요담을 위해 옆방으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자연스레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된 것.

두 사람은 날씨.건강.청와대 살림 등을 화제로 얘기를 나눴다.

李여사가 먼저 꽉 짜인 청와대 생활에서 오는 고충을 털어놨다고 한다.

"여기 들어와 보니 관저가 필요 이상으로 넓게 지어졌더라" 며 "외출도 맘대로 할 수가 없어 갑갑하다" 고 말문을 열었다는 것. 그는 "경호 문제가 까다롭고 무엇보다 외출을 하면 시내 교통이 막히니까 잘 안나가게 된다" 고 말했다.

그러자 孫여사가 청와대 경험담을 들려줬다.

"나는 경내 산책을 많이 했다. 산책하면서 피로도 풀고 여러가지 생각도 가다듬었다" 고 회상했다는 것. 그러면서 孫여사는 "상도동으로 돌아가니 집이 비좁기는 해도 자유롭게 나다닐 수 있어 참 좋다" 며 퇴임 후 생활도 소개.

대화는 배석자 없이 1시간여 가량 계속됐다.

관계자들은 "간간이 웃음소리가 바깥으로 흘러나오기도 했다" 고 분위기를 전했다.

때문에 "金전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 사면.복권 등 껄끄러운 문제가 오히려 안주인들 사이에 거론되지 않았겠느냐" 는 추측도 나오지만 양측 모두 부인하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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