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산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고
사람 하나 없는 곳에
마음 바로 세우고
하늘에 말을 하였다
부처에게 못한 이야기
잡초며 잡목들도
내 이야기 다 들었다
바위도 몸사리고
어깨를 추스른다
하늘도 한 치 낮추어
하늘 더욱 푸르다.
- 석성우(57) '화두1' 중
화두는 어디서 시작해 어디서 끝나는가.
모래알 같은 물음 하나도 키우면 산이 되고 바다가 되는가.
하루에도 수천번 일어났다 꺼지는 중생의 번뇌는 무엇으로 불을 끄는가.
스님 시조시인 석성우는 부처에게 못한 이야기를 하늘에 말을 한다.
풀과 나무가 듣고 바위가 몸사리고 하늘도 한 치 낮추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오늘은 '석가탄신일' .화두 하나 들고 산에 오르면 나도 부처만큼 귀가 커질까.
이근배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