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 고위인사들이 무기거래 로비스트인 린다 김(48.여.한국명 김귀옥)의 활동을 직.간접으로 도와줬던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그녀와 고위 인사들의 주장 사이에 엇갈리는 부분들이 많다.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국가 주요사업이 적절하게 진행됐는 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선 이들 주장의 진위 여부를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 청탁.대가 없었나〓린다 김은 누구에게도 돈을 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는 고위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얼핏 보아선 돈 문제 만큼은 양측의 진술이 일치하는 것처럼 생각된다.
하지만 자세히 파고 들면 그렇지 않다.
대표적인 경우가 황명수 당시 국회 국방위원장. 당시 모 기관은 린다 김과 관련한 잡음이 일자 내사에 착수, 黃씨의 전화 통화를 감청했다고 한다.
결국 黃씨가 린다 김측에 "왜 약속했던 돈을 주지 않느냐" 며 욕설을 퍼부은 게 걸렸다.
黃씨는 취재팀에게 "외상으로 구입해준 항공권 값을 지불하라는 독촉이었다" 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린다 김은 "자기 항공권이나 자기 돈으로 사라고 하라" 며 화를 내면서 반박했지만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았다.
'약속했던 돈' 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셈이다.
기무사는 최근 "이양호.황명수씨의 계좌를 추적했으나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고 밝혔다.
그러나 린다 김과 친하게 지냈던 다른 실력자들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몸통' 이 따로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 린다 김과 고위인사들의 관계〓린다 김은 "남편과 두 딸이 있는 여자로서, 결코 부적절한 관계를 맺지 않았다" 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양호 전 국방부장관은 린다 김과 두차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도와줬다고 시인하면서 구체적인 장소.시기.경위.상황까지 자세히 털어놓았다.(본지는 李씨가 린다 김과 부적절한 관계를 인정한 터에 더 이상 자세한 상황을 보도하는 것이 개인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또 린다 김은 당시 로비를 위해 만났던 모든 인사들에게 자신이 '남편과 두 딸이 있는 유부녀' 임을 확실히 알렸다고 한다.
그러나 고위 인사들은 "그녀가 남편과 이혼해 혼자 산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면서 "그녀에게 철저히 속았다" 고 반박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이나 군 당국은 조속히 수사에 착수, 이들 주장의 진위를 확인함으로써 로비의 실체를 밝혀내야 할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다.
최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