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클릭'에 PC방 '후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더블유(w)가 몇개라고 했어요?"

"세개래요. "

1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새마을시장 입구에 있는 스피드 인터넷PC방. 컴퓨터앞에 앉아 인터넷을 배우고 있는 30대 후반의 주부 두 명이 강사 설명을 미처 못 알아들은 듯 질문을 주고 받고 있었다.

청소년들이 학교에 가 있는 시간이라 평소 같으면 텅 비어 있을 이곳은 주부 25명이 자리를 가득 메워 빈 컴퓨터가 없었다.

1일 서울시가 시내 PC방 57곳에서 운영하는 주부생활 정보화 교실을 개강했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한달 과정으로 여는 이달 인터넷 교실 참가자는 1천5백명.

서울시가 정보화 소외계층인 주부들을 위해 기획한 이번 인터넷 교실은 접수 때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각 구청에서 5, 6월 수강생 3천여명을 모집하기 시작하자 주부들이 새벽부터 몰려 접수 첫날인 지난 17일 오전에 수강 신청이 마감됐다.

무료인데다 집에서 가까운 PC방에서 인터넷을 배울 수 있어 호응이 컸다. PC방측은 돈을 받지 않고 장소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스피드 PC방 인흥환(印興煥.50)사장은 "기왕에 손님 없는 시간을 이용해 지역사회의 정보화를 돕기로 했다" 며 "일반인들이 PC방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는 기회도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이날 처음 인터넷을 접한다는 주부 나성순(45.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어두컴컴하고 음침한 곳으로만 알았는데 조명이 밝아 마음에 든다" 면서 "열심히 배워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고 싶다" 고 꿈을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방학이 끝나는 9월 이후에는 강의 장소를 6백여곳으로 늘리고 수강 대상도 노인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정보화기획담당관 02-3707-9174~5.

성시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