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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화성군 '효 원조 논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경기도 수원시와 화성군이 '효 원조(元祖)' 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이는 최근 화성군이 다음달 7일 '효 마라톤' 을 개최하는 등 '효의 도시' 로 가꿀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 표면화됐다.

수원시는 "효는 수원시의 상징인데 화성군이 뒤늦게 효의 도시임을 내세우는 이유를 모르겠다" 며 발끈하고 있다.

◇ 수원시와 화성군의 관계〓조선시대땐 지금의 화성군과 수원시를 합쳐 화성(華城)이라 불렀다. 정조때인 1793년 지금의 수원에 성곽을 쌓고 인위적인 도시를 만든 것. 결국 현재의 수원은 화성에서 떨어져 나온 최초의 '신도시' 인 셈이다.

◇ 효 원조 대결〓수원시는 정조가 자신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고 넋을 기리기 위한 효심의 발로에서 수원시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정조가 지금의 서울시립대 뒷산인 배봉산(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있던 사도세자의 무덤을 지금의 화성군 태안읍 안녕리로 옮긴후 무덤 길목에 위치한 수원을 보기좋게 꾸몄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조의 아버지에 대한 효심으로 수원이 탄생한 만큼 당연히 수원시가 '효의 도시' 라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수원시는 이미 오래전 부터 '효원의 도시' 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으며 이를 관광상품화 한지 오래다.

해마다 정조의 화성 능행차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고 있으며 효문화를 널리 파급시키기 위해 효자.효녀.효부를 뽑는 '화성효행대상' 시상을 37년째 하고 있다.

이에비해 화성군은 효 마라톤 개최를 계기로 올부터 본격적으로 '효의 도시는 화성' 이란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사도제사와 혜경궁 홍씨의 합장릉인 융건릉이 화성에 있는 만큼 진짜 정조의 효심이 배어 있는 곳이 화성이라는 설명이다.

군은 융건릉 옆에 있는 용주사를 '효의 장(場)' 으로 만들 생각이다'. 우선 지난해 용주사 사찰내에 2백30평 규모의 '효행 교육원' 을 개원했으며 내년엔 사찰 옆에 3백평 규모의 '효 생활관' 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사찰 뒷편에 1만평 규모의 '효 사상 연구소' 도 내년에 착공하고 효박물관.효테마 공원등을 잇따라 조성해 산 교육장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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