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한경직목사 장례예배 1만명 애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한국 개신교회를 일으켜 세워 오늘까지 이끌고 온 한경직(韓景職)목사의 장례예배가 24일 오전 9시 서울 저동 영락교회에서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으로 치러졌다.

장례예배에는 장례.집행위원인 각 교단 대표들은 물론 서영훈 민주당 대표 등 정치.사회계 인사들도 참석, 韓목사가 한 교회나 교단의 원로가 아니라 개신교계는 물론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었음을 실감케 했다.

이규호 예장 총회장의 집례로 치러진 장례예배에서 강원용 목사는 조사를 통해 "20세기 초에 태어나 금세기 초에 떠난 韓목사는 20세기 혼란기를 흔들림 없이 살다 간 분" 이라며 "지킬 것은 지키되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인 韓목사의 '열린 보수주의' 를 본받아 통합을 이루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몫" 이라고 추도했다.

또 세계적인 선교사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韓목사의 모교인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 토머스 길레피스 총장도 메시지를 보내 韓목사를 개신교의 세계적 지도자로 추모했다.

오전 10시쯤 예배가 끝나고 장례행렬이 교회를 빠져나가자 신도 수천명이 찬송가와 눈물로 뒤따라 인근 수표교와 마른내 길 일대가 혼잡을 빚었다.

하관예배는 이날 낮 12시 경기도 남양주시 영락공원에서 국방부 군 선교본부 군악대의 찬송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열렸다.

군악대는 韓목사가 군 선교에 크게 이바지해 기꺼이 마지막 길을 배웅한 것. 영락교회는 지난 19일 韓목사의 타계와 함께 선교관에 마련한 빈소를 장례예배를 끝으로 치우고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youngnak.net)에 설치한 사이버 빈소로 대신한다.

사이버 빈소를 찾아가면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고 헌화도 할 수 있다. 또 韓목사 생전의 설교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경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