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강병현 목소리였어? 허재 감독과 똑같잖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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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KCC 강병현(24·1m93cm) 안에 허재 감독이 있다. 최근 물오른 득점력을 자랑하는 강병현은 농구 실력뿐 아니라 목소리와 말투까지 허 감독을 따라가고 있다. 괜히 ‘제2의 허재’가 아니다.

강병현은 지난달 5일 SK전이 끝난 뒤 “병현아, 정 안 되면 우리 술이나 먹자”는 허 감독의 말을 전했는데 기자들 사이에서는 감독 말투를 빼다 박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최근 인터뷰가 잦아지면서 “정말 비슷하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강병현은 “의식하지 않는데도 자꾸 감독님 말투가 나와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강병현의 ‘허재 성대모사’는 지난 시즌 전자랜드에서 KCC로 건너 오면서 불이 붙었다. 강병현은 허 감독과 한솥밥을 먹으면서 숨겨둔 재능(?)을 드러냈다.

선수들만 듣기가 아까웠을까. 강병현은 지난 시즌 KCC 우승 축하 팬 페스티벌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뭐 하여간에 어찌됐든 저희가 체력적으로 좀 많이 지쳐 있는데요.” 하승진은 박장대소했고 팬들은 자지러졌다. 강병현은 “감독님 말투에는 몇 가지 핵심이 있다. 그걸 콕 집어 맹연습했다”고 밝혔다. 너무 자주 따라하다 보니 요즘은 애쓰지 않아도 허 감독의 말투가 나온다. 강병현의 중앙대 선배 함지훈은 “병현이 전화를 받았는데 허 감독님인 줄 알고 당황했다”고 귀띔했다.

강병현의 목소리는 중저음인 데다 비염이 있어 허 감독 특유의 코맹맹이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강병현은 “내가 생각해도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했다.

재미있는 건 당사자는 이 사실을 모른다는 점이다. 허 감독은 당시 페스티벌에 참가했지만 딴청을 피우다 강병현이 성대모사 하는 걸 듣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도 종종 인터뷰를 함께 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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