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가족 돌보는 김미선하사에 성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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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장애에 시달리는 가족 4명을 위해 가장 노릇을 하는 '현대판 효녀 심청이' 가 있어 눈길을 끈다.

육군 불무리부대 신병교육대에서 구급법 교관으로 복무중인 김미선(金美善.24.여) 하사가 주인공. 金하사의 가족은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양근리에 살고 있다.

아버지(59)는 6.25 전쟁 직후 용문산 부근에서 불발탄 폭발사고로 실명했고, 오빠(27)와 남동생(23)은 소아마비로 어릴 때부터 누워만 지내다시피 하는 1급 장애인이다.

게다가 지난 2월부터 파출부 등을 하며 식구들을 돌보던 어머니(54)마저 하반신 마비 증세로 고생하고 있다.

집안을 책임지게 된 金하사는 부대측 배려로 지난 2월부터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외출.외박허가를 받아 버스로 60㎞ 거리인 집으로 달려간다. 이틀간 가족을 보살피기 위해서다. 60여만원의 박봉을 몽땅 털어 넣어도 가족 생활비와 치료비는 늘 모자랐다.

金하사는 고교졸업후 2년여간 다녔던 직장생활을 지난 1997년 7월 그만두고 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올들어 어머니마저 몸져 누워 절망감이 컸던 金하사는 최근 부대 동료들의 도움으로 희망을 되찾았다.

부대원들은 金하사가 평소 밝은 표정으로 근무하는데다 어려운 사정도 털어놓지 않아 전혀 모르고 지냈다. 그러다 지난 2월 金하사의 외조모상 때 부대 주임원사 등이 조문을 가서 우연히 알게됐다.

이를 알게된 불무리부대 신병교육대 간부들은 2월부터 매월 1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일 하사관단을 중심으로 모금한 2백여만원도 전달됐다.

金하사는 "전우들의 따뜻한 사랑 덕분에 용기를 얻고 있다" 며 입술을 깨물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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