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연대 지연희씨, 종로서 낙선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은 16대 총선에 나타난 새 현상이다.

13일 투표일을 앞두고 관심이 집중되는 지역은 '집중 낙선운동' 대상으로 선정한 22개 지역.

그중에서도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는 1m55㎝ 단신의 총선연대 지은희(池銀姬.54.사진)상임공동대표와 토박이 4선의원에 국정원장까지 지낸 민주당 이종찬(李鍾贊)후보가 맞붙어 열기가 후끈하다. 총선연대의 창과 李후보의 방패가 승부를 가늠키 어렵게 한다.

11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YMCA 건너편 미려빌딩 앞. 2.5t 트럭을 개조해 만든 무개차 위에서 울려퍼지는 池대표의 호소가 행인들의 바쁜 발걸음을 붙잡는다.

"여러분, 이 지역의 낙선 대상자가 누군지 아시죠. 이제 유권자들의 정의로운 투표로 부패한 정치판을 갈아치워야 합니다. "

池대표가 李후보의 '전담 마크맨' 이 된 것은 "시민의 힘으로 부패한 정치권을 개혁하기 위해서" 다. 池대표는 대학졸업 이후 줄곧 민주화와 여성지위 향상에 매진해온 여성운동가로 현재 여성단체연합 대표이기도 하다.

지난 5일 종로구 합동연설회장에서 李후보에 대한 낙선운동 포문을 연 池대표는 주부.노인.젊은이들을 만나 낙선운동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하려 시장 골목과 탑골공원.종로거리를 누비느라 종아리가 부었다.

방어태세에 나선 李후보측은 바짝 긴장한 상태. 李후보의 한 측근은 "낙선운동이 젊은층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며 "총선연대가 정략적 고려에 의해 李후보를 집중 낙선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알리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 말했다.

池대표는 "이제 공은 유권자의 손으로 넘어갔으며, 현명한 국민들이 잘 판단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선연대는 이날 종로 미려빌딩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며 낙선운동 대상 후보들의 이름을 적은 대형 현수막을 내거는 '깜짝'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문경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