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한국문화 체험의 집 '손스 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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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보통 가정집과 다름없는 서울 역삼동의 한 양옥집. 'Son's home' 이라고 쓰여진 작은 깃발이 대문에 꽂혀있는 것을 빼면 별다를 것 없는 구식 가옥이다.

하지만 이곳은 외국인들에겐 한국 전통가정을 체험할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직접 김치를 담그기도 하고, 한복을 입고 장구를 배우거나 사군자를 치며 한국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점심과 저녁시간에 맞춰 각각 세시간 가량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은 김치 담그기. 머리가 하얀 칠순 노모가 손수 담가 입에 넣어주는 안동의 매운 김치맛에 외국인들은 입을 호호 불어가며 즐거워한다.

또 텔레비젼에서만 보던 장구를 직접 쳐보며 한국의 기본 장단을 배우는 시간이면 모두들 신이 난다.

식사시간이면 모두들 평상이나 온돌방 바닥에 퍼질러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며 어느덧 한식구처럼 다정다감해지기 마련. 기분이 좋아진 집주인은 남아있던 맥주를 꺼내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정해진 세시간을 훨씬 넘기기 일쑤다.

이 집의 주인인 손연숙(48)씨는 월간지 기자.대기업 홍보담당을 거쳐 '나는 초라한 더블보다 화려한 싱글이 좋다' 등의 책을 번역한 번역작가 출신. 함께 손님을 대접하는 동생 손정숙(43)씨는 국내 유명 호텔 등에서 20여년간 직장생활을 한 커리어 우먼이다.

장구를 가르치는 사람은 이집의 시누이.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그 나라의 가정집에 들어가 볼 기회가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는 손씨는 "갑작스런 외국손님의 방문에 당황할 때나 딱히 보여줄만한 것이 없을때 찾을 만한 곳" 이라고 'Son's home '을 소개한다.

외국어에 능통한 손씨 자매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해결사 노릇도 한다.

초기엔 인터넷 홈페이지와 일본의 관광잡지에 소개된 것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이 대부분이었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대기업 간부나 외국 대사관에서 외국 손님과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1월엔 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15개국 관광단체의 고위 공무원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내일(7일)은 더 귀한 손님이 온다. 사회복지회 주선으로 미국의 입양아 가족 31여명이 방문하는 것.

가격은 어른 1인당 5만원, 어린이 4만원. 한번에 15명까지만 수용가능하다.

전화 82-2-562-6829.팩스 82-2-565-6829. 홈페이지 (http://www.sons-home.com) 한국관광공사의 홈페이지에도 링크돼 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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