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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숭모회 회원 해군 40여 명 “안중근함 타고 우리 바다 지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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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용운 함장

1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취역식을 하는 해군 214급 잠수함인 안중근함(1800t)은 함장 이용운(해사 42기) 중령과 40여 명의 승조원이 모두 안중근의사숭모회 회원이다. 지난해 6월 진수식을 한 뒤 서울 남산의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아 호국결의를 다진 것이 계기가 됐다. 안중근함 내부에 안 의사의 영정이 모셔지고 ‘위국헌신’(爲國獻身)을 비롯한 유묵이 걸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함장과 승조원들은 3월 순국일과 11월 거사일에 맞춰 기념관을 찾는다고 한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안응모 이사장은 “안 의사께서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하는 의거를 일으킨 지 꼭 100년 되는 시점에 취역이 이뤄져 감개무량하다”며 “젊은 승조원들이 안 의사의 뜻을 받들어 국방에 헌신하는 것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취역은 군인으로 치면 실제 전투에 투입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을 인정받는 절차다. 안중근함은 진수 뒤 1년6개월간 바다 속을 누빈 끝에 합격 판정을 받은 것이다. 길이 65.3m, 폭 6.3m인 안중근함은 수중에서 300개의 표적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최고 시속 20노트(37㎞)로 미국 하와이까지 연료 재충전 없이 왕복 항해할 수 있다. 한 단계 아래 급인 209급 잠수함과는 달리 공기불요장치(AIP)를 탑재하고 있어 수면에 올라오지 않고도 2주간 수중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디젤잠수함으로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안중근함은 1번 손원일함, 2번 정지함에 이은 세 번째 214급 잠수함이다. 안중근 의사는 독립운동가 중에서 최초로 해군 함정에 이름이 부여됐다. 해군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진수될 214급 잠수함 6척에 김좌진·윤봉길·김구 등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붙일 예정이다. 유관순 열사도 후보군에 포함돼 여성의 이름을 붙인 해군 함정이 등장할 길이 열렸다.

안중근함이 취역식에 참가하기 위해 30일 부산 해군작전기지로 입항하고 있다. [해군 제공]


안중근함의 취역식에는 박정화 해군 작전사령관과 김호일 안중근의사기념관장, 장병들과 제작사인 현대중공업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안중근 의사의 여동생 안성녀 여사의 손자 권혁우씨도 참석할 예정이다.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취역 축하전문에서 “안중근함 취역으로 우리 해군은 한층 막강해진 수중 전력을 확보하게 됐으며, 적에겐 더욱 두려운 존재가 됐다”며 “장병 모두 세계 최고의 잠수함을 만들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영종 기자

◆214급 잠수함=1200t급인 209급 잠수함 등의 장점을 살려 독일 하데베(HDW)사가 개발한 신형 디젤 잠수함이다. 한국에서는 ‘손원일급 잠수함’으로 불린다. 214급·209급 등의 명칭은 HDW사가 임의로 숫자 모델명을 붙인 것으로 특별한 의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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