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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등급제는 학교 서열화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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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9월 7일자 8면에 실린 '고교 등급제 논란 뜨겁다'란 제목의 기사를 읽고 평소의 생각을 밝히려 한다. 고교 등급제를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다. 고교 평준화의 취지는 같은 교육과정을 통해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입시에 차별을 두지 말자는 것이다. 그런데 고교 등급제를 실시하게 되면 학교 간 서열이 다시 부활할 것이다. 대도시로의 전출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사교육 열풍이 부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될 게 뻔하다. 고교 등급제를 찬성하는 쪽에선 선진국을 예로 든다. 하지만 아무 대책 없이 고교 등급제를 시행하는 것은 많은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대학에서 주목하고 있는 소위 '1등급 학교'와의 마찰이 일어나면서 또 다른 대입 연좌제 논란도 불거질 것이다. 또 고교 등급제가 도입되면 일부 학교에서는 '열심히 해도 안 된다'는 풍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일부 학교에는 동등한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가 된다. 학생들에게는 큰 혼란을 주는 것이다. 새로운 입시제도의 문제점 해결과 자리매김을 위해서라도 고교 등급제의 실시는 보류돼야 한다.

박정윤.경기도 고양시 일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