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의 대화] “친부자 아니다 … 감세는 일자리 위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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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만에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은 할 말이 참 많은 것 같았다. 세종시 문제 말고도 4대 강·민생·남북관계 등에 대해 세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4대 강 질문이 나오자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도 한 것”이라며 당시 보고서까지 들고 나와 설명했다. 질문을 한 번 하려면 패널들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주로 대통령이 호소하고, 설득하고, 설명하는 130분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밤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원안 수정과 4대 강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 앞줄 오른쪽은 본사 김진 논설위원. [사진=조문규 기자]

-MBC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이 해결할 시급한 민생현안 1위는 일자리 창출과 실업난 해소였고, 2위 물가안정, 3위 전세가격 등 부동산 안정, 4위 교육비부담 해소였다. 경제지표는 좋아지는데 서민은 못 느끼고 있다. 체감경기가 언제쯤 좋아질까.

“경제성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르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OECD는 4.5% 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저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5% 내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치를 보면 출구전략을 써야 된다고 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세계경제 변수 가운데 최근 두바이 디폴트 문제도 있고 금융위기 등 또 다른 경제가 나빠지면 상품수출 안 되고 기름값·가스값이 얼마나 올라갈지 가늠할 수 없다.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아마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과) 같을 것으로 생각된다. 청년 실업은 8%를 조금 넘었는데 미국과 유럽은 20% 가까이 된다. 그래서 정부의 가장 당면한 과제는 서민이 어떻게 체감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까다. 경제성장률이 회복하면서 다행히 기업 투자가 시작되고 예측했던 것보다 빠르게 내수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다소 나아지기는 하겠지만 정부는 중점적으로 서민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중소기업들은 지금 20만 명을 못 구하고 있는데 구직을 원하는 사람과 뽑는 사람을 매치시키는 사업과, 해외 원조를 하면서 경험을 전수하는 데 연간 2만 명씩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벤처비즈니스도 집중 지원하고 1인 창업도 권장한다. 내년 하반기께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업 투자나 고용 확대 등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걱정도 있다.

“성장을 하려면 민간기업 투자가 뒤따라줘야 한다. 그래야 수요가 창출되는데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갈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플러스 성장을 하고 3분기에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민간이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기업투자에 비관적이지만 4분기 말에 와서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래도 펀더멘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법인세·소득세 감면 등에 대해 부자감세라고 비판한다.

“대통령이 된 뒤 친대기업적이다, 친부자적이다라고 오해받지만 저는 본능적으로 그런 쪽이 아니다. 법인세가 줄면 투자 여력이 생기고 투자를 더하게 되면 소위 수요가 발생하고 일자리가 생긴다. 세계와 경쟁을 하려면 외국 기업과 비슷한 기준을 맞추어가는 게 좋은데 지금도 (법인세가) 높은 수준이다. 또 감세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감세 혜택의 65%가 중소기업에 가게 된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벤처창업 하라고 했는데 성공사례는 드물다.

“눈높이를 낮추지 말고 맞췄으면 한다. 중소기업에도 눈을 한번 돌려보라. 벤처에 대해서도 남의 말만 듣지 말고 그야말로 도전해야 한다. ”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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